성명 등의 표기 文字에 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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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千緖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16-03-25 11:54 조회2,039회 댓글0건본문
‧ 수필춘추 (2006 겨울호)/ 박천서
漢字姓名과 한글 이름
요즘 신문들은 신문의 面마다 이름표기 방법을 달리하고 있는데 왠지 이해하기 어렵다. 대체로 정치경제면에서는 괄호 안에라도 漢字姓名을 병기하고 있는 반면, 사회문화면에서는 이름을 한글로만 표기하는 것이 상례인 것 같다. 정치경제면에 나오는 분은 본인이 원래부터 漢字姓名字를 쓰는 사람이고, 사회문화면에 나오는 분은 본인들이 원래부터 한글이름만 쓰는 사람인지, 아니면 원래 漢字姓名을 쓰는 사람이지만 한글로 바꿔 쓰는 것을 동의할 것으로 믿고 그렇게 하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우리나라 姓 중에는 鄭丁, 姜康, 趙曺, 周朱, 任林, 柳劉兪庾 등 音은 같아도 전혀 다른 성씨가 많고 한글이름도 한자이름에 비해 혼동이 더 많다는 것은 잘 아는 사실이다. ‘한글이 우리 것’이란 명분 하에 한글전용교육을 해온 결과, 父母의 姓名 三字도 못쓰는 漢盲의 學士가 많아진 처지에 이름이 한자든 한글이든 어떻겠느냐고 생각해서 남의 이름자를 한글로 바꿔놓은 것이라면 원칙에 어긋나는 짓이다. 또 사회 문화면에 나오는 분은 별로 무게가 안나가는 사람들로 보여서 그렇게 한다면 그것은 사람을 문자로 차별대우하는 것이니 옳지 않다. 이제라도 신문사들은 사람을 차별한다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름표기 방법을 합리적으로 통일해야 할 것 같다.
弘益人間 人乃天 등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우리 祖上은 옛날부터 사람을 ‘最高의 價値’로 여겨왔다. 따라서 옛날부터 우리 민족은 사람의 姓名字를 특별히 중요시했다. 姓名 三字에는 우선 姓字와 行列字를 존중하고 나머지 한 字만큼은 부모가 선택한 字로 채웠다. 이러한 한국인의 전통적 작명법은 '한국적인 것’이요 세계에 자랑할 만한 우리의 전통문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글이 가장‘한국적’이라고 하면서 姓名 三字를 한글로 표기하고부터는 전통의 作名法이 덜 지켜지고 姓名의 固有 機能인 命名性 特定性도 약해져서 이름자를 보고는 누구인지 알기 어렵게 되었고 또 성명의 가치를 가볍게 보는 풍조가 생겨나 큰 문제이다.
우리나라 戶籍法은 출생자의 姓名, 本 및 性別, 生日 등을 신고하도록 하고 있으며 일단 신고하면 가정법원의 허가 없이는 절대 改名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姓名의 特定性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있다. 그리고 法改正으로 “子의 이름에는 한글 또는 통상 사용되는 漢字를 사용하여야 한다. 통상 사용되는 漢字의 범위는 大法院 規則으로 정한다.”고 규정하여 원하는 사람은 한글로 이름을 신청하여 한글이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법은 누구에게나 다 한글 이름을 쓰도록 하지는 않았다.
이러한 戶籍法을 놓고 볼 때에도, 남의 漢字姓名을 자의로 한글로 바꾸어 한글 이름으로 쓰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 잠언 중에 “범은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에서도 사람의 이름은 名譽와 人格과 同價로 쓰여 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민족이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일념으로 다같이 노력하면 민족의 장래는 찬란하고 그렇게 노력하는 개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도 성명표기에 대한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생각을 오늘날 사람들이 절대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특히‘이 달의 문화 인물’같이 민족의 師表가 되시는 先賢이나 자기 先祖의 이름 字는 그 분의 명예와 인격을 길이길이 상징한다고 할 것이므로 생전에 본인께서 쓰시던 姓名字를 표기해 드리는 것이 후세 사람들의 도리일 것이다.
이상 여러 가지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인 이름(姓名)의 표기방법은 漢字姓名 字를 기본으로 하되, 필요에 따라 괄호 안에 한글로 音을 다는 방법으로 통일하면 좋지 않을까 한다. 그것이 한국적인 전통문화와 우리의 예의에도 맞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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