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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사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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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람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16-03-29 13:42 조회1,88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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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사헌부

다음의 글은 과정록(박종채 지음 『나의 아버지 박지원』) 중에서 갖어온글

아버지는 사헌부 감찰에 임명되셨으나, 사헌부라는 명칭이 중부(仲父=사헌(師憲)) 의 이름과 음이 같음을 꺼려 취임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또다시 제릉령(齊陵令)에 임명되셨다. 능은 서울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었다.

법으로 능 주위에 나무를 보호하고 있었지만 도벌(盜伐)된 나무들이 아주 많았다.
아버지는 제릉에 도착한 지 얼마 안되어 거듭 벌목 금지구역이 어디까지인지를 분명히 했으며, 그 구역내에 있는 도벌한 나무들의 묵은 뿌리를 다 없애도록 하였다.
그러자 능에 소속된 아랫사람들은 일이 없는데도 일을 억지로 만든다고 아버지를 몹시 원망했다.

절사(節祀)를 지낼 무럽 그 일이 거의 다 끝냈다.
그때 홀연 적간사(摘姦使)가 내려온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적간사는 능 안을 두루 돌아다니며 도별한 흔적을 적발하려고 했으나 아무런 단서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거 뜻밖인데요! 하지만 도벌된 나무가 하나도 없다고 보고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이를 장차 어쩌면 좋지요”
아버지계서는 그 말에 사의를 표하며 말씀하셨다.
“만일 도별된 나무가 있다면 비록 1만 그루라 할지라고 사실그대로 보고해야겠지요, 그러나 제랑(齊郞)인 제가 보고하는 일에 간여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하여 적간사는 도벌된 나무가 여덟 그루라 보고했다.

관례상 한 그루도 없다고 보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시 왕명을 받들어 내련온 적간사는 별군직(別軍職)에 있던 이익(李 木+益)이었다.
그는 이후 때때로 아버지를 찾아 뵈었으며. 아버지 문집 읽기를 청했다.




박종채(朴宗采) 연암 박지원의 둘째 아들

중부(仲父 둘째 작은 작은 아버지) 연암의 중부 이름은 사헌(師憲) 임

제릉령(齊陵令): 태조비 였던 신의왕후의 능으로 경기도 개풍군에 있다.
제릉령은 제능을 관리하는 종5품 벼슬

절사(節祀): 절기나 명절에 지내는 제사

적간사(摘姦使); 지방관리의 부정이나 비리를 조사 적발하기 위해 국왕이 파견하던 관리.
적간(摘姦)이란 간사함을 적발한다는 뜻이다

제랑(齊郞);능을 지키는 관리, 여기서는 제릉령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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