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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의견 | <시대정신> 저자의 사과문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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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4kraphs8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9-11 19:17 조회1,9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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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서 (명예)교수님의 "사과"문을 대하고 종원의 한 사람으로서 착잡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종원들이 굳이 연로하신 교수님의 "사과"를 받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회의가 들고, 요청(?)에 의한 사과가 과연 어떤 의의가 있을 것인지도 의문이 듭니다. 강요(?)된 사과는 사과를 요구한 쪽에도, 사과를 하는 쪽에도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서로간에 내면화된 갈등만 키울 뿐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여러 예에서 보아 왔습니다. (물론 개인 또는 대종중의 요구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애초에 『역사를 통해 본 반남박씨의 시대정신』의 문제는 저작(著作)상의 기술적 문제였다고 판단됩니다.
 
첫째는, 책을 저술하면서 사용한 자료에 관한 문제입니다. 타인의 자료를 사용할 때에는 그 자료의 출처를 구체적으로 분명하게 밝혀야 하는데 그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자료를 이것저것 그러모아 무비판적으로 나열할 것이 아니라 자료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검토를 통해 독자들이 진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제시해 주는 것이 독자에 대한 예의일 것입니다.
 
둘째는, 내용에 관한 문제입니다. 책을 저술하면서 저자가 자신의 주관을 피력하는 것은 얼마든지 허용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fact)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말하거나, 과도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특히 『역사를 통해 본 반남박씨의 시대정신』은 특수한 전문가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심각한 학술서라기 보다는 반남박씨 성관을 가진 집단을 비롯하여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대종중 게시판에 올라온 저자(와 추천자)의 해명(?)을 보면, 위의 두 가지 문제는 도외시하고 문제의 핵심에서 벗어난 주변적인 것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종원의 입장에서 영문도 모른 채 저자, 추천자, 대종중의 무조건적인 "사과(사죄)"를 받는다는 것은 지극히 어색하고 당혹스러운 일이라 하겠습니다. 그런 사과는 할 필요도 없고, 받을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종원들은 저자의 사과문을 읽고 왜 사과를 하시는지 어리둥절하실 것 같습니다. 이런 사과는 사과하시는 분의 마음만 상할 뿐이며, 나아가서, 어느 의미에서는 억울한 느낌을 더욱 강화시키는 부작용만 낳을 수 있고, 종원들의 입장에서는 왜 사과를 받아야 하는지 그저 당혹스럽기만 할 것 같습니다. 저 자신도 처음부터 무조건적인 사과를 받을 생각도 없었고 기대도 하지 않았으며 지금도 마찬가지 생각입니다. 사과문을 읽고보니 종원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더욱 무거워지고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교수님께서 쓰신 사과의 변(辯)을 보면, 사과하실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I.
<반남박씨족보와 반남박씨편람이 있는데 감히 「역사를 통해 본 반남박씨의 시대정신」을 발간하여 배포하였습니다.>
 
『역사를 통해 본 반남박씨의 시대정신』의 발간 그 자체는 전혀 사과하실 일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반남박씨세보나 반남박씨편람이 있든 없든, 반남박씨와 관련된 책이라고 해서 발간 못할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세보와 편람이 있기 때문에 다른 책은 발간할 수 없다고 말한 분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아주 잘못된 생각이라고 단언합니다. 책 발간 그 자체는 전혀 나무랄 일이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책을 발간하든 안하든, 그것은 어디까지나 저자의 의지에 달린 것이지 다른 사람이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결코 사과의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II.
<저의 가족사가 문중사로 둔갑하는 잘못을 저질어 무어라 사죄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가족사가 되었든 문중사가 되었든, 그 역시 다른 사람이 뭐라 탓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제가 이해한 바로는 그 책이 가족사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목은 물론 내용에 이르기까지 분명히 문중사를 목적으로 쓰여졌고 저자 자신께서도 그렇게 밝히셨습니다. 어쨌든, 그것이 사과할 이유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 저의 판단입니다.
 
III.
<책 발간에 있어 감수자가 없어서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발행하여 많은 오류를 범했습니다.>
 
대학원 학생이 지도교수의 논문지도를 받는 것도 아닌데 굳이 감수자가 필요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물론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전에 역사적 사실 그 자체에 거짓이 있는지 없는지부터 분명히 밝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견해)은 그 다음에 할 일입니다. 그 어떤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실 자체에 거짓이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객관적"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그 뒤에 "해석"의 문제일 것입니다.
 
발간된 책의 후속 조치는 저자의 생각을 존중합니다. 물론 10년간의 연구 결과로 세상에 내놓은 책이 폐기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은 정말 가슴을 아프게 하리라 짐작됩니다. 저 자신도 참 당황스럽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시는 다음 두 가지 문제를 다시 한 번 더 상기시켜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저자께서 대종중 게시판에 올리신 <정오표>에 왜 특정한 개인을 언급하셨는지 그 경위에 대해 분명하게 해명하시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역사에 죄인이 되리라" 운운하신 부분은 아직도 그 정확한 의미를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이 말씀에 대한 명백한 설명(또는 해명)을 부탁드립니다.
 
물론 저자의 의도가 결코 나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과가 좋지 않으면 과정을 정당화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문제가 드러났을 때,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빨리 파악하여 신속하게 대처하셨더라면 불필요한 논란을 줄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아직도 그러한 아쉬움은 완전히 가시지 않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끝으로, 이번 일을 계기로 반남박씨의 종중사(宗中史)에 대한 연구와 토론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공개적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종중사는 당연히 인물사(人物史)가 주요(主要) 부분을 차지하는데, 솔직히 말해 우리의 인물사는 부분적이기는 합니다만 설화(說話)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경우도 있다고 판단됩니다. 보다 과학적, 객관적, 논리적 분석과 검토를 통해 누구라도 믿고 참고할 수 있는 종중사가 정립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승혁 謹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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