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燕巖 先生의 詩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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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박한우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3-09-24 21:15 조회3,318회 댓글0건

본문

 

燕巖先生한수.

 

늙은이 참새를 지키느라 남쪽 두둑에 앉았는데, / 翁勞守雀坐南陂,

꾀꼬리 같은 조 이삭 노란 참새마냥 축 늘어졌네. / 栗揓狗尾黃雀垂.

장남, 둘째 모두 밭에 나갔으니, / 長男中男皆出田,

시골집은 한낮에도 온종일 사립문이 닫혀있네. / 田家盡日晝掩屁.

솔개가 병아리 채가려다 제 뜻대로 못했으니, / 鳶蹴鷄鵝獲不得,

닭들은 박꽃 울안에서 꼬꼬댁! 울어댄다. / 群鷄亂啼匏花籬.

어린새댁 새참담긴 광주리이고 시내는 건넜을라나? / 小婦載棬疑渡溪,

코흘리개와 누렁이가 술래잡기 하는구나. / 赤子黃犬相追隨.

 

바득한 살림의 농촌 풍경이 정겹게 그려져 있다.

누렁이와 술래잡기하는 코흘리개 위로, 텅 빈집의 닭을 노리는 솔개,

노인은 언덕에 앉아 새를 쫒고, 갓 시집온 며느리는 남편 형제들을 위해

새참을 이고 시내를 건너간다.

농가를 중심으로 요기조기 그림을 그려 보여준 이 시에는,

풍족하지 않지만 구순한 정이 넉넉히 흐른다.

단순한 詩魔로서 音風詠月이나, 花鳥月石을 읊조린 가 아니라,

사람 사는 세상을 그린 人情物態.

 

자다가 깨어 책을 보고, 책을 보다가 또 자도 깨워주는 이가 없다

혹은 종일토록 실컷 자기도 하고, 때로는 글을 저술하여 의견을 새겨 넣

기도 했다

자그마한 七絃琴을 새로 배워, 권태로우면 두어 가락 타기도 한다

혹은 친구가 술을 보내 주기라도 하면 그때마다 흔쾌히 따라 마신다

술이 얼큰히 취하고 나면 自撰을 짓는다.

 

自 撰 詩.

내가 나를 위함은 양주와 같고, / 吾爲我以楊氏,

만인을 고루 사랑함은 묵적과 같고, / 兼愛以墨氏,

양식이 자주 떨어짐은 안회와 같고, / 屢空以顔氏.

꼼짝하지 않음은 노자와 같고, / 尸居以老氏,

활달함은 장자와 같고, / 曠達以莊氏,

참선함은 석가와 같고, / 參禪以釋氏,

공손하지 않음은 유하혜와 같고, / 不恭以柳下惠,

술을 마셔댐은 유영과 같고, / 飮酒以劉伶,

밥을 얻어먹음은 한신과 같고, / 寄食以韓信.

잠을 잘 잠은 진박과 같고, / 善睡以陳搏,

거문고를 탐은 자상과 같고, / 鼓琴以子桑,

글을 저술함은 양웅과 같고, / 著書以揚雄,

옛 인물과 비교함은 공명과 같으니, / 自比以孔明,

나는 거의 성인에 가깝지 않은가? / 吾殆其聖矣乎

다만 키가 조교만 못하고, / 但長遜曺交,

청렴함은 오릉만 못하니, / 廉讓於陵,

부끄럽고 부끄럽도다! / 慚愧慚愧.

 

간효윤 지음. <당신 연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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