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문자수
  • 오늘44
  • 어제1,165
  • 최대1,363
  • 전체 308,243

자유게시판

아시아 첫 청각장애인 신부 탄생

페이지 정보

관리자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16-03-28 13:20 조회1,984회 댓글0건

본문

박민서 신부 2.bmp
박민서%20신부.jpg
박민서 신부.jpg


아시아 첫 청각장애인 신부 탄생

내달 6일 사제 서품받는 박민서 부제

국내선 사제되기 어려워 渡美 영어수화 배우며 석사까지…
부제되기 하루전 아버지 별세 서품받고 직접 장례 집전해

이한수 기자 hslee@chosun.com
허영한 기자 younghan@chosun.com
입력 : 2007.06.26 01:56 / 수정 : 2007.06.26 03:13

박민서(39) 부제는 내달 6일 오후 2시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서울대교구 사제서품식에서 정진석 추기경으로부터 성품성사(聖品聖事)를 받고 사제가 된다. 세계적으로 청각장애인 사제는 미국·스페인·남아공 등에 14명이 배출됐을 뿐이다.

박 부제는 두 살 때 청각장애인이 됐다. 홍역을 앓고 주사를 맞았는데 그게 잘못됐다. 서울농학교 2학년 때 청각장애인 미술선생님을 만난 게 행운이었다. 선생님의 소개로 뒤늦게 천주교 신자가 됐다. 그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위해 평생을 살겠다고 결심했다.


“너는 말도 못하고 앞으로 희망이 없어!”
중학교에 다니던 시절 친구들은
그를 무시하고 조롱했다.
학교엔 더 이상 다니고 싶지 않았다.
일반 고교에선 그의 입학을 거부했다.
1984년 그는 청각장애인들이 다니는
서울농학교에 들어갔다.
부모님은 우셨지만 그는 너무 좋았다.
인생이 바뀌는 계기였다.
그렇게 자란 소년이 아시아 최초의
청각장애인 신부가 된다.


그래도 신부가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신부가 되는 조건엔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라는 규정이 있다. 주일학교에서 만난 정순오(53·번동성당 주임) 신부는 “한국에서 사제가 되는 공부를 할 수 없다면 미국으로 가라”고 격려했다. 청각장애인 부모 슬하에서 태어난 정 신부는 장애인 선교에 열성을 다하고 있었다. 정 신부는 미국에서 최초로 지난 1977년 청각장애인 사제가 된 토머스 콜린 신부에게 편지를 쓰고 박 부제를 부탁했다.

1994년 미국으로 건너간 박 부제는 청각장애인 종합대학인 갈로뎃대를 졸업하고, 뉴욕 성 요한 대학원에서 신학석사학위를 땄다. 1999년까지는 정 신부가 그의 학비를 댔고, 이후엔 서울대교구에서 그를 정식 신학생으로 인정해 장학금을 줬다.

유학생활은 쉽지 않았다. 영어 수화를 배우고, 영어 작문과 독해를 배우는 3년 어학과정을 1년 만에 수료했다. 박 부제는 “돈이 아까워서 빨리 마쳐야 했다”고 했다. 성 요한 대학원에선 비장애인 신학생들과 함께 교양과목과 철학·신학을 공부했다. 미국의 대학원측은 수화 전문 통역사 두 명과 속기사 한 명을 붙여 그의 공부를 돕도록 했다. 졸업식 때는 학생 대표로 총장으로부터 직접 졸업장을 받았다.

10년 유학생활을 마치고 2004년 귀국한 그는 가톨릭대에서 신학을 더 공부하고, 지난해 7월 부제서품을 받았다. 말 못하는 아들을 평생 한으로 가슴에 담았던 아버지는 아들이 부제서품을 받기 전날 세상을 떠났다. 박 부제는 서품을 받고 아버지 장례를 직접 집전했다.

박 부제는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힘겨운 인생을 수화로 이야기했다. 그는 “어려운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버림받은 사람들, 무시당하는 사람들을 친구처럼 만나고 그들과 함께 사는 사제가 되겠다”고 했다.

정식 사제가 되는 그는 내달 8일 서울 번동성당에서 첫 미사를 집전한다. 15일부터는 수유동 농아선교회에서 청각장애인 신자 150명을 대상으로 하느님의 복음을 전한다. 미국·프랑스·일본·카메룬·필리핀·호주 등 사제 36명이 아시아 최초 청각장애인의 사제서품을 축하하러 방한할 예정이다.

장애인으로는 국내 처음으로 사제에 서품되는 박민서 부제. 두 살때 약물 부작용으로 청력을 잃은 그는 청각 장애인으로써는 아시아 최초의 사제가 된다.




“주님, 사랑으로 말하고 듣겠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내달 6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사제 서품을 받는 청각·언어장애인 박민서 부제. 박 부제는 “나처럼 말 못하고, 듣지 못하고 소외당하는 사람들을 위해 살겠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서울대교구

아시아 첫 청각-언어장애 신부 되는 박민서 부제

다음 달 6일은 한국 가톨릭을 넘어 아시아 가톨릭사에서 매우 의미 있는 날이다.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청각·언어장애인 사제가 탄생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두 살 때 홍역을 앓다 약물 부작용으로 장애인이 된 박민서(39) 베네딕도 부제(사제서품 직전의 보좌사제)가 그 주인공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활동 중인 청각·언어장애인 신부는 14명에 불과하다.


박 부제가 사제서품을 받기까지는 당연히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는 어렸을 적 제대로 된 장애교육을 받지 못했다.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이곳저곳 다니다 보니 장애인 특수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비장애인 학생 틈에 섞여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수화도 배우지 못했다.


일반 학교를 다니길 원하는 부모님 때문에 한 고등학교에서 면접을 봤다. 그는 말도 안 통하는 학생들 속에서 더는 수모를 겪고 싶지 않았다. 면접관이 뭔가를 물어보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필답을 하자”고 했더니 “입학이 어렵겠다”고 통보했다. 부모님은 우셨지만 그는 좋았다.


그래서 한국 농학교에 진학했다. 그곳에서 청각·언어장애인인 미술선생님의 도움으로 신앙을 갖게 됐다.


고교 졸업 후 경원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서울 가톨릭농아선교회에서 봉사하다 아예 선교회에 눌러앉았다. 그곳에서 만난 정순오(53·번동성당 주임신부) 신부가 그를 눈여겨봤다. 그리고 미국 유학을 권유했다.


1994년 시작된 미국 유학생활은 길고도 험난했다. 농아종합대학인 갈로뎃대에서 철학과 수학을 전공한 뒤 한 신학교에 입학했다. 하지만 수화 통역을 해 줄 사람이 없어 타이프를 치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힘겹게 공부했다.


농아사제 양성에 관심이 많던 당시 뉴욕교구장이 현직에서 물러나며 신학교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신학 과정을 폐쇄해 버렸다. 다시 성 요한 신학교로 옮겨 유학 10년 만에 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4년 귀국 후 가톨릭대에서 2년 넘게 공부를 계속한 박 부제는 지난해 부제서품을 받기 하루 전 부친을 여의었다.


사제 서품 후 박 부제는 청각·언어장애인 사목에 전념하게 된다. 8일은 그가 서울 번동성당에서 수화로 첫 미사를 집전하는 날. 그의 사제서품과 첫 미사를 지켜보기 위해 해외에서 사제 36명이 입국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