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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의 족손(族孫) 박남수(朴南壽)와 하돈탕 (河豚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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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박만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2-05-19 07:58 조회4,1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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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18세기학회 19일 발표회 '맛의 기원: 혀끝의 인문학' 17일 조선일보 기사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의 족손(族孫) 박남수(朴南壽)하돈탕(河豚湯)

 

 

 18세기 조선은 고추장의 매운맛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영조는 당파 싸움을 일삼는 신하를 미워하면서도 그 집 고추장 맛만은 잊지 못했다. 그 무렵 서울의 봄철 별미는 복요리였고, 일본에선 쇠고기를 만병통치약으로 '복용'했다. 유럽 프랑스에서는 커피점에서 계몽주의 논쟁이 한창이었고, 영국에서는 진(Gin·증류술) 때문에 알코올 중독이 사회문제로 비화했다.

맛으로 본 18세기 동서양의 풍경을 조명하는 학술발표회가 19일 열린다. 한국18세기학회(회장 안대회) '맛의 기원: 혀끝의 인문학'이란 제목으로 시작하는 장기 프로젝트의 첫 모임. 발표 논문 제목만 봐도 침이 고인다.

'순창 고추장'을 그리워한 영조

정병설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고추장에 빠진 조선을 해부한다. 18세기 조선은 윤택했다. 사람들은 조기의 짭짤함을 능가하는 새로운 자극을 원했다. 고추장은 조선을 매우면서도 달착지근한, 감칠맛의 세계로 이끌었다. 18세기의 절반(53)을 군림했던 영조는 유독 식성이 까탈스러웠다. 승정원일기에 따르면 1749 7 24일 그가 처음 고추장을 말한다. "옛날에 임금에게 수라를 올릴 때 반드시 짜고 매운 것을 올리는 것을 봤다. 그런데 지금 나도 천초(川椒·산초) 등과 같은 매운 것과 고초장(苦椒醬)을 좋아하게 됐다." 그 뒤로 영조는 고추장 없이는 밥을 못 먹는 지경이 되었다. 궁내에서 만든 것보다 민가, 특히 사헌부 지평인 조종부(趙宗溥) 집 것을 좋아했다. 조종부는 탕평파 영의정인 이천보의 비리를 문제 삼았던 인물. 영조는 이를 당파성의 발로라며 괘씸히 여겼지만, 그가 죽고 5년이 지난 후에도 그를 떠올리며 고추장을 생각했다. 말년에도 "내의원에서 만든 고추장이 사부가(士夫家)에서 만든 것만 못하다"고 했다.
조종부의 본관이 순창(옛 이름은 옥천)이었다. 18세기 초 숙종의 어의 이시필이 쓴 '소문사설' '순창 고추장 만드는 법'을 보면 지금 것과는 달랐다. 메주를 쓰지 않고 그 속에 전복, 대하 등의 어패류를 넣어 삭혀 먹었다. 마치 지금 장조림 또는 장아찌 같은 음식이었다.

복어국 찬반 논쟁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는 조선 문인들의 '복어국 찬반론'을 소개한다. 당시 복어는 흔히 하돈(河豚)이란 이름으로 불렸다. 복어를 잡아 친구에게 선물하고, 요리를 해서 친구를 불러 함께 술 마시며 꽃구경하는 모임이 음력 3·4월 서울의 풍경이었다.

그 때도 복어 독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영의정을 지낸 최석정도 복어를 먹고 거의 죽을 뻔했다.(1709년 실록) 그래도 탐식가는 갈수록 늘었다. 위험한 복어를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편까지 갈렸다.

 

영의정을 지낸 남공철이 친구 박남수와 복어국을 안주 삼아 대작할 때였다. 누군가 복사꽃이 졌으니 먹어서는 위험하다 했다. 그러자 박남수는 한 사발 다 비우고는 호기롭게 외쳤다. "에잇! 선비가 절개를 지켜 죽지 못할 바엔 차라리 복어를 먹고 죽는게 녹록하게 사는 것보다 낫지 않겠나?"

북학파 이덕무는 반대편이었다. 낙상 우려가 있는 북한산 백운대도 올라가서는 안 된다고 했던 그는 음식 버릇을 소개한 '청장관연보' "하돈을 먹는 사람을 항상 경계해 '어찌 배를 채우려고 생명을 망각하는가'라고 하였다"고 적었다.

약의 탈을 쓴 쇠고기

김시덕
고려대 일본연구센터 HK연구교수는 18세기 일본에서 쇠고기가 '만병통치약'으로 통한 내력을 밝힌다. 일본 막부는 1587년 불교·신도국가임을 이유로 쇠고기 식용을 금했다. 메이지 유신 1년 전인 1867년까지 금식령이 이어지는 동안 쇠고기 는 육포처럼 조미해 말려 '우육환(牛肉丸)'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됐다. 소설책 권말 부록에 선전까지 실렸다. 광고대로라면 쇠고기 환약은 거의 만병통치약이었다.

그밖에 '진 중독과 18세기 영국'(문희경·고려대), '프랑스 계몽주의와 커피'(이용철·
방송대), '영국의 맥주'(민자영·이화여대) 등의 논문이 발표된다. 행사는 19일 오후 2시 성균관대. 일반인도 참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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