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문자수
  • 오늘788
  • 어제801
  • 최대1,363
  • 전체 307,822

자유게시판

<상임유사회 인사말씀>을 읽고: 유연(柔軟)과 강직(剛直)

페이지 정보

no_profile 박승혁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1-11-20 15:05 조회3,541회 댓글0건

본문

종보 제31호 <상임유사회 인사말씀>에서 도유사님께서는 "제가 종사를 운영하면서 우리가 모두 곧기만 할 뿐 유연하지 못함을 실감하였습니다."라는 말로 종사 운영과 관련한 그간의 소회를 표현하셨다. 평범한 종원의 입장에서 그간의 대종중 사정에 대해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이 말씀을 통해 우리는 도유사님의 깊은 고뇌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집단이든 조직 운영에는 필연적으로 구성원들 사이의 이해(利害)와 세력의 득실 관계가 얽히게 마련이어서 늘 갈등과 알력이 표면화될 수 있는 소지를 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종중 역시 물론 예외일 수 없다. 따라서 종원들 사이에서 사고의 유연성, 상대방에 대한 포용성, 그리고 때로는 양보와 타협을 통해 화합을 이끌어내는 지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가치가 다원화되고 다양해진 다문화 사회"에서는 "각자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고 생각이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포용의 정신"이 중요하며 우리 문중도 "열린 문중"이 되어야 한다는 도유사님의 말씀은 이 시점에서 우리가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겨야 할 금언이다.

다만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언제나 유연(柔軟)하기만 해서는 안 되며 때로는 강직(剛直)함이 필요할 때도 있다는 것이다. 즉 인간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처리함에 있어서 무조건 유연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떡 한 무더기를 놓고 어떻게 나눌 것이냐 하는 문제는 양보와 타협을 통해 서로가 인정할 수 있는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가로 세보냐 세로 세보냐 하는 것도 토론을 통해 민주적 방식으로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대립하는 양측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제3의 방법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유연성, 또는 양보와 타협이 결코 개입되어서는 안 될 문제도 있다. 예컨대, 2+2의 답을 양보와 타협에 의해서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지구가 둥근지 네모인지를 "민주적" 방식으로 결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는 유연성이 필요한 문제와 강직성이 필요한 문제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종중을 이끌어가시는 원로들께서는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구분이 제대로 안 되면 종중은 뒤죽박죽이 되고 후손들로부터 불신을 당하게 될 것이다.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아니 땐 굴뚝에 연기를 내보내는 괴담이 판을 치며, 출처를 알 수 없는 단편적 "지식" 조각들이 세계를 떠돌아 다니는 인터넷 SNS 시대에 그러한 구분은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유연성이 필요한 문제와 강직성이 필요한 문제를 올바르게 구분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화합과 총화가 정착될 수 있는 계기가 이루어질 것이다.

끝으로, 지난 5년간 성심을 다하여 대종중의 발전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으신 도유사님께 깊은 감사와 경의의 말씀을 올린다. (謹記)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