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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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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박춘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1-06-27 19:58 조회4,825회 댓글0건

본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2011. 6. 23. (목)

염소는 잃었지만 우리를 보수해야 하고,

말은 잃었지만 마구간을 고칠지어다.

亡羊牢可補, 失馬廐可築.

망양뢰가보, 실마구가축.

- 유성룡(柳成龍) <느낌을 읊다[感事]>

《서애선생문집(西厓先生文集)》

[해설]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처럼, '일이 이미 터진 뒤라 고쳐도 아무 소용 없다.'는 의미로 쓰입니다. 그러나 옛 문헌에는 오히려, 소를 잃었으면 얼른 외양간을 고치라고 역설하는 글이 많이 나옵니다.

중국의 《전국책(戰國策)》 초책(楚策)에 보면, 초(楚) 나라 양왕(襄王)이 장신(莊辛)의 간언을 듣지 않다가 나라가 위기에 처하자 떠나간 장신을 다시 불러 계책을 묻는 대목이 있습니다. 장신은 기꺼이 가서 간언하기를, “토끼를 발견하고 사냥개를 돌아볼 정도면 늦은 것이 아니요, 염소를 잃고 우리를 보수하는 것도 늦은 것이 아니다.[見菟而顧犬,未爲晚也;亡羊而補牢,未爲遲也。]”라는 말로 양왕을 설득하였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나라의 총 지휘권을 맡았던 서애 유성룡 선생은 전쟁을 회고하는 심정이 남달랐을 것입니다. 이에 전쟁의 시종전말에다 감회를 담은 오언의 장편시를 지었는데, 위의 글은 장편시의 말미 부분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이 시에서 서애는 전쟁의 원인을 다음과 같이 점검합니다.

치란은 정해진 형체가 없으나 / 治亂無定形

사람은 치란을 점칠 수 있다네 / 人爲可以卜

곰곰 생각하니 난리 초기에 / 永念陰雨初

단속을 혹 주밀하게 못했네 / 綢繆或未密

조정엔 속빈 강정들만 앉아 있고 / 廟堂坐麟楦

변방엔 썩은 관리들만 많았었지 / 邊鄙多朽木

일을 당한 뒤에라도 원인을 찾고 대책을 세운다면 결코 늦은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똑같은 유의 우환은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밭은메일에서 박춘서 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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