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을 뵈온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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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문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16-03-26 11:22 조회1,748회 댓글0건본문

상공을 뵈온후.jpg
평양기생 소백주는 광해군 시절 평양감사로 있던 박엽이 아꼈던 기생이다.
박엽이 손님과 장기를 두며 소백주에게 시를 시키자 장기판의 여러 요소를 적절히 차용해
‘상공을 뵈온 후에’라는 시를 지어 재치를 드러냈다.
상공(相公)을 뵈온 후(後)에
사사(事事)를 믿사오니
족직(拙直)한 마음에
병(病)들가 염려 러니
이러마 져러챠 하시니
백년(百年)동포(同袍) 하리이다
상공; 자기의 연인을 높여 부른말
사사; 모든일
밋자오; 믿사오니
졸직한; 어리숙하고 담백한
백년동포; 백년을 한 이불을 덮느다. 즉 백년해로
해석
님을 뵈온 후에 모든 일들을 믿으니
어리석고 곧은 마음에 병들까 염려가 되더라.
이렇게 하마, 저렇게 하자 하시니 평생을 같이 보내리라.
출전: 진본 청구영언
<해동가요>의 기록에 의하면, 이 시조는 광해군 때 평양 감사로 있던 박엽(朴燁)이 손님과 장기를 두면서 자신이 아꼈던 기생 소백주에게 시켜 지은 시조라 한다. 따라서 본문의 상공은 상(象)과 궁(宮), 사사는 사(士), 졸직은 졸(卒), 병(病)은 병(兵), 동포는 포(包)와 통한다. 장기판의 여러 요소를 적절히 차용하여 한편의 사랑노래로 만든 작자의 재치가 뛰어나다.
이 시조는 장기를 비유하여 대감에 대한 소백주(小栢舟) 자신의 연정(戀情)과 믿음을 노래하였다.
비유와 어휘의 적절한 구사가 매우 뛰어난 작품이다.
'상공(相公)'은 장기의 상(象)과 궁(宮)을,
'사사(事事)'는 사(士)를,
'졸(拙)'은 졸(卒)을,
'병(病)'은 병(兵)을,
'동포(同抱)'는 포(包)를,
'이리마'는 마(馬)를,
'저리차'는 차(車)를 뜻한다.
이렇게 음이 같음을 이용하여 중의적(重義的)으로 작품 전체를 이끌어가는 즉홍적인 착상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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