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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기(寄齋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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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서이름으로 검색 작성일10-05-16 21:04 조회6,027회 댓글0건

본문

<寄齋記>는 寄齋 朴東亮(1569-1635)에게 준 기문입니다. 오창공(梧窓公)은 扶安에

상촌(象村)선생은 春川에 1623년(인조 1) 유배되어 당호(堂號)를 寄齋와 旅菴하였는

데‚ 이 글에서는‘寄’字의 의미를 다각도로 풀이하면서 자신의 호인 旅菴

의‘旅’字와 같은 뜻이라고 하였다.

기재기(寄齋記)-신흠(申欽)

有之而自有其有者妄(유지이자유기유자망)

: 가지고 있으면서 그 가진 것을 독차지하려고 하는 자는 망령된 자이고,

有之而如不欲有者誣(유지이여불욕유자무)

: 가지고 있으면서 마치 가지고 있고 싶지 않은 듯이 하는 자는 속임수를 쓰는 자이며,

有之而恐失其有者饕(유지이공실기유자도)

: 가지고 있으면서 그것을 잃을세라 걱정하는 자는 탐하는 자이고,

無之而必欲其有者䟢(무지이필욕기유자역)

: 가진 게 없으면서 꼭 갖고 싶어하는 자는 너무 성급한 자이다.

唯有則有之(유유칙유지)

: 있으면 있고

無則無之(무칙무지)

: 없으면 없고

惟無與有(유무여유)

: 있거나 없거나

不適不莫(불적불막)

: 집착할 것도 없고 배척할 것도 없이

我無加損焉者(아무가손언자)

: 나에게는 아무 가손(加損)이 없는 것,

古之君子也(고지군자야)

: 그것이 옛 군자(君子)였는데,

若寄齋翁(약기재옹)

: 기재(寄齋) 영감 같은 이는

其有聞於此乎(기유문어차호)

: 그에 대하여 들은 바가 있는 이라고 할 것이다.

寄者寓也(기자우야)

: 붙인다[寄]는 것은 붙여 산다[寓]는 말이다.

或有或無(혹유혹무)

: 즉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고,

去來之未定者也(거래지미정자야)

: 가고 오고가 일정하지 않은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人之在天地間(인지재천지간)

: 사람이 하늘과 땅 사이에 살고 있는 것이

其眞有耶(기진유야)

: 참으로 있는 것인가,

其眞無耶(기진무야)

: 아니면 참으로 없는 것인가?

以未生觀則本乎無也(이미생관칙본호무야)

: 태어나기 이전의 상태에서 본다면 원래 없는 것이고,

以已生觀則專乎有也(이이생관칙전호유야)

: 이미 태어난 상태에서 본다면 완전히 있는 것이며,

洎其亡也則又返乎無也(계기망야칙우반호무야)

: 죽음에 이르고 보면 또 없는 데로 돌아가는 것이다.

若然則人之生也(약연칙인지생야)

: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사람이 산다는 것은

寄於有無之際者也(기어유무지제자야)

: 결국 있고 없는 그 사이에 붙여있는 꼴이다.

大禹有言曰(대우유언왈)

: 대우(大禹)가 말하기를,

生寄也(생기야)

: “산다는 것은 붙여 있는 것이고

死歸也(사귀야)

: 죽음이란 돌아가는 것이다.”하였지만,

信乎生非吾有(신호생비오유)

: 참으로 산다는 그 자체가 나의 소유인 것이 아니라

天地之委形也(천지지위형야)

: 하늘과 땅이 맡겨놓은 형체일 뿐인 것이다.

生猶寄也(생유기야)

: 사는 것도 붙여 있는 것뿐인데

況自外之榮辱乎(황자외지영욕호)

: 하물며 밖에서 오는 영욕(榮辱)이며,

自外之禍福乎(자외지화복호)

: 밖에서 오는 화복(禍福)이며,

自外之得喪乎(자외지득상호)

: 밖에서 오는 득상(得喪)이며,

自外之利害乎(자외지리해호)

: 밖에서 오는 이해(利害)이겠는가.

茲皆非性命也(자개비성명야)

: 이 모두는 성명(性命)이 아니고

寄焉而已(기언이이)

: 붙여 있을 뿐인 것인데,

其可常乎(기가상호)

: 어떻게 일정할 수가 있겠는가.

自夫榮辱之不一也(자부영욕지불일야)

: 영욕이 일정하지 않고,

禍福之不一也(화복지불일야)

: 화복이 일정하지 않고,

得喪之不一也(득상지불일야)

: 득상이 일정하지 않고,

利害之不一也(리해지불일야)

: 이해가 일정하지 않은데,

而人與之俱化(이인여지구화)

: 사람도 결국 그것들과 함께 모두 죽어 없어지고 만다.

孰知夫不一者化(숙지부불일자화)

: 그렇다면 그 일정하지 않은 것들은 다 죽어 없어지고

而其一者不化(이기일자불화)

: 일정한 것만이 죽어 없어지지 않는 것 아니겠는가.

化者人(화자인)

: 죽어 없어지는 것은 사람이고,

不化者天(불화자천)

: 없어지지 않고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하늘이며

合於天者(합어천자)

: 따라서 하늘과 합치되는 자는

必畸於人(필기어인)

: 반드시 사람과는 맞지 않게 되는데,

達者喩之曰(달자유지왈)

: 사리에 통달한 자는 그 길을 가리켜 이르기를

安時處順(안시처순)

: 주어진 그 시기에 편안히 살고 하늘이 시키는 대로 따르라고 하였고,

聖人論之曰(성인론지왈)

: 성인은 그를 논하기를

居易竢命(거역사명)

: 평이하게 살면서 운명을 따르라고 하였다.

隨境而懸解(수경이현해)

: 환경을 따름으로써 구속에서 풀려난 것이나,

盡性而事天(진성이사천)

: 천성을 다해 하늘을 섬기는 것이나

其歸一也(기귀일야)

: 그 결과는 같은 것이다.

寄之來也如無所寄(기지래야여무소기)

: 붙여 있을 것이 와도 붙여 있는 것이 없는 것처럼 여기고,

寄之去也知其本無(기지거야지기본무)

: 붙여 있다가 가면 원래 없었던 것으로 생각하며,

物寄於我而我不寄於物(물기어아이아불기어물)

: 상대가 나에게 붙여 있을지언정 나는 상대에 붙여 있지 말고,

形寄於心而心不寄於形(형기어심이심불기어형)

: 형체가 마음에 붙여 있을지언정 마음은 형체에 붙여 있지 않는다면

卽何所不可寄哉(즉하소불가기재)

: 못 붙여 있을 것이 뭐가 있겠는가

草不謝榮於春(초불사영어춘)

: 풀이 무성했다 하여 봄에 대해 감사하지 않고,

木不怨落於秋(목불원락어추)

: 나무가 잎이 졌다고 가을을 원망하지 않는 것처럼

善吾生者(선오생자)

: 내 생애를 잘 꾸려가는 것이

所以善吾死也(소이선오사야)

: 바로 내가 좋게 죽을 수 있는 길인 것이다.

善處其寄則其歸也斯善矣(선처기기칙기귀야사선의)

: 붙여 있는 동안을 잘 처리하면 돌아갈 때 잘 돌아갈 수 있을 것 아닌가.

余與寄翁(여여기옹)

: 내가 기재 영감과

同得罪(동득죄)

: 죄를 같이 얻어

余貶峽中(여폄협중)

: 나는 두메산골로 귀양 오고,

翁遷海上(옹천해상)

: 영감은 바닷가로 귀양살이 갔는데,

余亦扁峽之居曰旅菴(여역편협지거왈려암)

: 나 역시 산골 내 거소에다 여암(旅菴)이라고 편액을 달았다.

旅也寄也(려야기야)

: 나그네나, 붙여 있는 것이나

其義一也(기의일야)

: 그게 그것인데,

豈非同病者同道乎(기비동병자동도호)

: 이 어찌 같은 병을 앓는 자는 같은 길을 간다는 것 아니겠는가.

抑不知其旅其寄何時止(억불지기려기기하시지)

: 나그네 신세, 붙여 사는 생활이 어느 때 끝나려는지 모를 일이지만

而其不旅其不寄(이기불려기불기)

: 나그네를 면하고 붙여 있는 생활을 청산하는 것 역시

且寄之造物而已(차기지조물이이)

: 조물자에게 맡겨둘 뿐

余與翁無事於其間也(여여옹무사어기간야)

: 나와 영감은 거기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姑以余之素乎旅者(고이여지소호려자)

: 다만 내가 나그네 생활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뜻을

書以寄之(서이기지)

: 그대로 써서 그에게 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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