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무임승차, 그렇게 아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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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무임승차, 그렇게 아까운가
수필가·시인 윤행원 (조선일보 3.19자 에서 퍼옴)
만 65세 이상이면 소득에 관계없이 누구나 무료로 전철을 탈 수 있다. 나라에서 노인복지를 위해 마련한 꽤 오래된 제도다. 그런데 최근 국토해양부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개선책을 놓고 고심 중이라는 보도를 보았다(15일자 A14면). 65세 이상 인구가 급증하면서 전국적으로 전철 적자의 주(主)요인 중 하나라고 노인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호들갑을 떨고 있는 것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08년 전국 전철의 영업 손실은 모두 9200여억원인데 만약 무임 승객이 요금을 낼 경우 손실에서 약 3300억원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무임승객엔 장애인·국가유공자도 있지만 80% 이상이 65세 이상이라고 한다.
전국 지하철공사들은 "무임승차에 따른 비용부담이 경영악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영업적자를 순전히 노인들의 무임승차 탓으로만 돌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서울지하철·도시철도의 경우 2008년 영업손실이 3734억원인데 무임승차를 요금으로 환산하면 손실액의 60%(2218억원)에 달한다고 엄살을 늘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노인단체 등에선 "방만한 경영에 따른 적자를 노인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반박한다.
오늘날 60대 이상인 세대들은 6·25전쟁 이후 가난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역전의 용사들이다. 1960년대 초 고작 67달러의 1인당 국민소득을 오늘날 2만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린 억척같은 산업역군들이다. 가난한 나라를 오늘의 세계 선진 20개국의 하나로 만든 주인공들이다.
또 65세 이상 노인들은 자신들이 제대로 배우지 못한 한 때문에 자식들에게 공부를 더 많이 시키려고 온몸으로 불사르면서 살아온 세대다. 그렇게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살아오다 보니 막상 자신들의 노후준비는 제대로 못하고 늙어버린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그리고 또 한 번 따져보자. 무임승차 요금이 너무 많다고 하는데 만약 유임승차로 한다면 과연 적자가 메워질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가.
'고마운 세대'에게 베푸는 정부 정책상의 복지일진데 전철 적자의 부담을 지하철 당국자에게만 떠넘길 것이 아니라, 정부도 그에 따른 대책을 세우고 원만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요즘 지방 선거를 앞두고 아이들 무상급식엔 일 년에 약 2조원을 투입하겠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는데, 그에 10분의 1도 안 되는 돈을 가지고 그런 요란을 떨고 있으니 기가 차고 한심할 뿐이다. 노인 무임승차라고 하면서 마치 큰 시혜(施惠)를 베푸는 척하지 말고, 오늘의 나라 부(富)를 일군 세대들이 당당히 받아야 하는 권리라고 생각해 줬으면 한다
수필가·시인 윤행원 (조선일보 3.19자 에서 퍼옴)
만 65세 이상이면 소득에 관계없이 누구나 무료로 전철을 탈 수 있다. 나라에서 노인복지를 위해 마련한 꽤 오래된 제도다. 그런데 최근 국토해양부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개선책을 놓고 고심 중이라는 보도를 보았다(15일자 A14면). 65세 이상 인구가 급증하면서 전국적으로 전철 적자의 주(主)요인 중 하나라고 노인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호들갑을 떨고 있는 것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08년 전국 전철의 영업 손실은 모두 9200여억원인데 만약 무임 승객이 요금을 낼 경우 손실에서 약 3300억원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무임승객엔 장애인·국가유공자도 있지만 80% 이상이 65세 이상이라고 한다.
전국 지하철공사들은 "무임승차에 따른 비용부담이 경영악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영업적자를 순전히 노인들의 무임승차 탓으로만 돌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서울지하철·도시철도의 경우 2008년 영업손실이 3734억원인데 무임승차를 요금으로 환산하면 손실액의 60%(2218억원)에 달한다고 엄살을 늘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노인단체 등에선 "방만한 경영에 따른 적자를 노인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반박한다.
오늘날 60대 이상인 세대들은 6·25전쟁 이후 가난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역전의 용사들이다. 1960년대 초 고작 67달러의 1인당 국민소득을 오늘날 2만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린 억척같은 산업역군들이다. 가난한 나라를 오늘의 세계 선진 20개국의 하나로 만든 주인공들이다.
또 65세 이상 노인들은 자신들이 제대로 배우지 못한 한 때문에 자식들에게 공부를 더 많이 시키려고 온몸으로 불사르면서 살아온 세대다. 그렇게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살아오다 보니 막상 자신들의 노후준비는 제대로 못하고 늙어버린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그리고 또 한 번 따져보자. 무임승차 요금이 너무 많다고 하는데 만약 유임승차로 한다면 과연 적자가 메워질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가.
'고마운 세대'에게 베푸는 정부 정책상의 복지일진데 전철 적자의 부담을 지하철 당국자에게만 떠넘길 것이 아니라, 정부도 그에 따른 대책을 세우고 원만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요즘 지방 선거를 앞두고 아이들 무상급식엔 일 년에 약 2조원을 투입하겠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는데, 그에 10분의 1도 안 되는 돈을 가지고 그런 요란을 떨고 있으니 기가 차고 한심할 뿐이다. 노인 무임승차라고 하면서 마치 큰 시혜(施惠)를 베푸는 척하지 말고, 오늘의 나라 부(富)를 일군 세대들이 당당히 받아야 하는 권리라고 생각해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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