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눈의 학자들과 함께 족보를 따져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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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람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16-03-30 11:09 조회1,724회 댓글0건본문
(아래의 글은 조선일보에 보도된 글입니다)
'동아시아의 족보' 국제학술회의
유석재 기자 karma@chosun.com
'족보(族譜)'를 주제로 한 국제학술회의가 열린다. 뿌리회(회장 이용규)와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김우림)은 21일 오전 10시~오후 4시 서울역사박물관 대회의실에서 '동아시아의 족보' 학술회의를 연다. 뿌리회는 전통문화를 배우고 실천하기 위해 지난 2004년 발족한 단체다.
주최측이 "한국 사회를 지탱해 온 기초인 건전한 가족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회의"라고 밝힌 이 대회는 그야말로 세계 유수 한국학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대회다. 국내 학자로는 이성무 한국역사문화연구원장과 김구진 홍익대 명예교수가, 해외 학자로는 마르티나 도이힐러(Deuchler) 영국 런던대 명예교수, 마크 피터슨(Peterson) 미국 브리검영대 교수, 미야지마 히로시(宮嶋博史)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교수 등이 발표자로 나선다. 중국에선 창젠화(常建華) 난카이(南開)대 교수가, 대만에선 라이후이민(賴惠珉) 중앙연구원 근대사연구소 연구원이 참석한다.(문의 02-718-3330)
〈한국의 성씨와 족보〉에서 "성씨는 자기의 혈통을 밝히기 위한 것이고, 족보는 조상을 존중하고(존조·尊祖) 친족 간의 친목을 도모(목족·睦族)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족보는 15세기에 지배층이 분화하면서 자신들의 가계(家系)를 드러내려는 양반들에 의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17세기 후반 명문가는 가문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신흥세력은 신분 상승을 위해 경쟁적으로 족보를 만들었다. 그러나 19세기에 대부분의 가문이 양반가문이 되고 신분제가 혁파되자 족보 편찬은 신뢰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선 이런 난맥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비판적 대처를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사에 있어서 씨족의 중요성과 의미〉를 발표하는 도이힐러 교수는 "한국의 고유한 족(族) 집단은 부모 쌍계적(雙系的)인 구조였으며, 이것이 15세기 유교에 의해 부계적 구조로 변했다"고 말한다. 16세기부터는 중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문중'이라는 집단이 나타나는데, 유교의 수직적 질서와는 달리 토착적인 형제의 평등관계를 포함한 수평적 질서였다. 결국 '전통'과 '유교'를 조화시키기 위해 만들어 낸 독특한 타협의 산물이었다는 것이다. 피터슨 교수는 〈한국 족보에서의 양자 제도〉에서 "조선 후기의 양자제도는 조선 왕조가 정체돼 있었던 것이 아니라 가변적이고 탄력적이어서 새로운 조건에 잘 적응할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입력 : 2008.11.17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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